[노컷뉴스 단독] '350억 쓰고 1억5천만원 돌려받아'…민간에 다 퍼준 항만 개발[영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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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단독] '350억 쓰고 1억5천만원 돌려받아'…민간에 다 퍼준 항만 개발[영상 포함]
  • 정현 리포터
  • 승인 2022.07.13 2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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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수단으로 전락한 항만 민자사업②]
평택·당진항 배후부지 민간 분양사업…공익환수액 달랑 '1억5천만원'
항만 개발사업인데도 항만법상 분양기준 무시해 조성원가 분양 초래
촉박한 분양 일정에 낙찰받은 뒤 양도양수 '꼼수' 조항 추가도


편집자주
우리나라 경제의 해외 무역의존도는 70%를 넘고, 수·출입 물동량은 99.7%를 차지한다. 항만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우리 정부는 2003년부터 항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항만 민자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기대와 달리 재벌과 고위 공무원 등의 부동산 투기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그동안 방치됐던 항만 비리들을 파헤쳐 고발한다.

[노컷뉴스 단독] '350억 쓰고 1억5천만원 돌려받아'…민간에 다 퍼준 항만 개발[영상 포함]

출처 : 노컷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5785634

https://www.youtube.com/watch?v=-PWpJfLhf6c

 

정부가 민간개발사업으로 추진한 '평택·당진항 동부두 민간투자사업'이 사실상 일부 기업인과 그 가족들의 부동산 투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사업을 통한 정부의 공익 환수도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평택·당진항 동부두 민간투자사업'의 분양가는 196억8100만원이었지만 이 가운데 국고 환수액은 1억5천만원이 전부였다. 동부두 조성사업에 정부예산 350억원이 투입된 걸 감안하면 사실상 민간에 돈을 다 퍼준 셈이다.
 
이 사업이 항만배후부지 개발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민간자본으로 개발한다는 이유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무분별하게 우선 적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당시 해수부는 평택·당진항 내항 동부두 배후부지 분양사업을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정했고 이로 인한 초과수익은 모두 국고로 환수하겠다고 분양사업 시행사인 현대산업개발(이하 HDC)과 협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해수부가 HDC와 분양 기준금액을 정하는 것에 대해 별도 제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초과수익을 전액 환수한다는 건 사업시행사인 HDC 입장에서 보면 초과수익을 낼 이유가 없는 것인데, 분양가 하한선도 제시하지 않아 사실상 조성원가에 맞춘 분양이 이뤄지는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그래픽=김성기 기자

 

HDC는 2006년 입찰 공고 당시 최저 분양 기준금액을 ㎡당 15만4천원을 제시했고, 결국 ㎡당 16만원을 낸 업체들이 모두 낙찰됐다. 이 분양가는 준공 시점 기준에서 보면 주변 시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해당 부지의 등기가 이뤄진 2010년 6월 전후한 인근 부동산 거래가격을 보면 ㎡당 50만원 내외였다.
 
2010년 평택·당진항 인근 토지의 공시지가는 ㎡당 26만원이었다. 게다가 해당 부지의 2010년(준공 시점) 탁상감정가격(현장조사를 제외하고 관련 서류와 자료만으로 부동산을 평가하는 것)은 ㎡당 33만~37만원 수준이었다. 감정평가법인의 정식감정평가가 이뤄졌다면 탁상감정가격보다 높은 가격이 나왔을 거라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해수부가 항만배후부지를 민간분양할 경우 반드시 감정평가법인으로부터 가치를 평가받은 뒤 분양 기준금액을 정한다는 항만법을 적용해 분양 기준금액을 정하라고 제안했다면 환수액은 더욱 늘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그래픽=김성기 기자

 

일각에서는 해수부가 애초 민간투자기업의 투자비 보전과 항만의 정상적인 운영을 도모한다는 분양사업의 취지를 외면하고 특정 기업과 개인들이 특혜 분양을 받도록 유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된 분양이지만 입찰공고부터 매매계약체결까지 불과 12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정이 너무 촉박해 분양정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 입찰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게다가 입찰안내서에는 부지 양도양수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지만 A·B·C구역에서 모두 부지 양도가 이뤄졌다. 마치 주택분양시 분양딱지를 사고팔은 듯한 거래가 발생했지만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부지 양도 조건도 낙찰 이후 변경됐다. 이 부지의 용지매매계약서 초안에는 부지 양도시 사업시행자(HDC)에게 서면을 통한 동의를 얻어야 하고, 10년간 전매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정식 매매계약서에는 매수자가 양도할 경우 서면으로 사업시행자에 통보하면 된다고 변경됐으며, 10년간 전매금지 조항은 빠지고 전매하더라도 매수인이 연대보증책임을 지면 된다고 바뀌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그래픽=김성기 기자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해당 부지는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회장과 박장석 SKC 전 상근고문 등 재벌가와 평택·당진항 동부두 내항 운영사인 평택동방아이포트 계열사 임원의 가족 등이 나눠 가졌다. 이들은 평택·당진항 항만물류사업과 관련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알짜배기 항만배후부지를 주변 시세의 3분의 1 가격으로 매입해 시세에 맞춰 양도해도 최소 3배의 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더구나 현대그룹 계열사가 해수부에 제안한 사업을 현대그룹 관계자와 부두 운영사 관계자들이 이익을 나눠 가지면서 해수부가 이들의 '내부거래'를 도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해수부 관계자는 "민간투자시설의 분양은 민간에서 먼저 사업을 제안하면 해수부가 검토하고 협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해당 분양은 관할 해양수산청이 담당했기 때문에 해수부에서 직접 관리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평택당진항 동부두 내항 배후부지 전경.
평택당진항 동부두 내항 배후부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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