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퇴치] 신천지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는 방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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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퇴치] 신천지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는 방법이란...
  • 한석영 컬럼리스트
  • 승인 2020.07.2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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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또는 지인이 신천지에 빠졌다는 것을 알았을 땐,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그 사람이 배우자이거나 자녀라면 더더욱 충격적이죠. 앞이 막막해 옵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보통의 경우 여러 방법을 동원해 봅니다. 처음에는 말로 해봐야지 하며 무작정 대화를 시도해보기도 하고, 말로 해서는 쉽게 안될 것 같으니까 화를 내보기도 하고, 그것도 마음대로 안되면 힘으로 제압해 보려고도 할 겁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을 신천지로 부터 빼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서 점점 더 멀어지게 됩니다. 자리를 피하기도 하고, 대립을 하거나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심하면 가출을 하기도 하죠.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왜 그들은 신천지에 빠진 걸까요?
그들을 신천지에서 구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가지 다른 얘기를 해보죠.
 

애완숍의 강아지 (사진= 네이버 포스트 '레스퍼피')
애완숍의 강아지 (사진= 네이버 포스트 '레스퍼피')

한번도 집에서 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없던 어떤 사람이, 애견샵 쇼윈도의 강아지를 보고 너무 키우고 싶어 덜컥 입양을 했습니다. 집에 데려와서 밥 주고, 안아주고, 실룩실룩 재롱 부리는 듯 한 모습을 보며 귀여워 했죠. 아기 강아지 때는 잠자리에 올라와도, 집안 아무데나 대소변을 보아도 귀엽기만 했습니다.

강아지가 점점 자라면서 문제가 하나 둘씩 발생하게 됩니다. 집을 비울때면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기도 했고, 집안 아무데나 냄새 구린 대소변을 봐 놓기도 했어요. 하는 수 없이 집을 비울때면 목줄로 묶어 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인이 집을 비우기만 하면 하루종일 짓거나 하울링을 해대서 주변 주민들의 지속적인 항의를 받기까지 했죠. 강아지 주인은 생각했던 거와는 너무 다른 현실에 점점 지쳐 갔습니다. 강아자는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는, 장난감이 아닌 생명체였던 것입니다.

결국, 얼마 안 가 주인은 강아지를 포기하게 됩니다. 강아지를 차에 태워 한적한 마을로 가서, 그곳에 슬쩍 내려놓고 왔어요. 사람이 키웠던 강아지라는 걸 표시하기 위해 목줄도 채워둔 채 말이죠. 누군가 데려다가 잘 키우겠지, 나보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날 수 있을꺼야 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습니다.

외딴 마을에 버려진 강아지는 한동안 자신이 버려졌던 그 주변을 맴돕니다. 배가 고파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쫓겨나기도 하고, 길바닥에서 잠을 자며 몸도 꼬질꼬질해 졌어요. 강아지 스스로도 주인에게 버려졌다는 걸 알았는지 사람들을 기피했습니다. 마을 분들도 왠 낯선 강아지가 돌아다니니까 주인이 잃어버렸나보네, 찾으러 오겠지 하며 안쓰러워하기만 했죠.

몇개월이 지나도록 주인이 찾으러 오지 않는 것을 알게 된 마을 분들은, 사료도 챙겨주고 집도 따로 만들어 주었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사람을 기피하는 건 여전했죠. 더 큰 문제는 채워져 있던 목줄이었습니다. 강아지의 덩치가 커질 수록 목줄이 점점 목을 조이면서, 사료를 목으로 넘기는 것 조차 버거워 보였어요. 움직일 때마다 목줄이 계속 쓸려 상처가 지속되었고 쉽사리 아물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목이 썩어들어 가며 고름이 끼고, 악취가 심하게 나기도 했어요.

마을 분들은 이런 강아지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어떻게든 해보려고 여러차례 애를 써 봤지만,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강아지는 사람들이 다가오기만 하면 번번히 줄행랑을 치기에 바빴습니다. 결국, 마을 분들은 동물구조 전문가 분들의 도움을 받아 구조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어요. 몇날 며칠 밤낮을, 마을 분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강아지를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유기견 목줄 제거 (사진= Instagram)
유기견 목줄 제거 (사진= Instagram @cafehenry)

동물병원에 데려와 보니, 상처 부위가 썩어들어 속살이 훤히 들여다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여러차례 치료를 거듭하면서 상처는 아물게 되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었나 봐요. 목의 상처가 거의 아물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는 자신을 구조해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강아지가 입양될 때 까지, 마을 분들 중 한 분이 임시보호자가 되어 맡아주기로 하였습니다. 임시보호자 분은 정성껏 강아지를 돌봐 주었지만, 강아지는 한동안 마음을 열지 않았죠. 3주가 지날 무렵에야... 임시보호자에게 살며시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새 주인에게 입양되어 보금자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의 구출방법에 대한 실마리가 보이실까요?

신천지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는 방법을 강아지 구출과정에 빗대어 보는 것이 조금 비약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 구출 방법과 과정이 주는 메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입니다. 결국 그 근본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성장과정에서의 소외감, 부모와의 지속적인 갈등, 주변인들로 부터의 외면, 사회 진출에 대한 압박감 등등 그 원인은 다양할 겁니다. 그런 아픔이 계속되면서 자신이 마치 세상에서 버려진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사랑이 결핍 되어가고 있었던 거죠. 신천지는 이런 사람들을 유인해, 가식적인 인간관계로 옭아매고 사이비 교리를 머리에 박아 놓습니다. 그리고 절대 놔주지 않죠. 마치 목줄을 매어놓은 것처럼 말이죠. 강아지가 스스로 목줄을 풀 수 없듯이, 신천지에 빠진 사람이 그곳으로 부터 스스로 벗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세월이 흘러, 신천지의 간악한 실체를 알게 되더라도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오랜기간 이성적 사고를 하지 못하도록 훈련 받아 인간다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죠.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생존본능만이 작동하고 있는 상태, 인간의 본질적 존재가치를 잃어버린 상태가 되고만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신천지로 부터 구출하려고 다가오면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마치 강아지 스스로도 목줄이 조여와 죽어가고 있음을 아는 데도 불구하고 먹이를 주는 사람들에게서 도망치는 상태, 사람들에게 호응하면 죽도록 힘든 삶만 계속될 거라는 축적된 본능만이 작동되는 상태와 다르지 않습니다.

유기견 이슬이의 목줄 (사진= KBS 개는 훌륭하다)
유기견 황구의 목줄 (사진= Instagram @yujin_64449693)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구출해 내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첫째, 애정어린 마음으로 그들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급하게 몰아붙이지 말고, 그들의 마음 속 아픔이 뭐였는 지, 차분히 알아봐야 합니다. 그 마음 속 아픔이 신천지로 빠져들어가게 된 트리거(=방아쇠=계기)였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 속 아픔이 치유될 수 있는 새로운 상호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들이 신천지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난다 하더라도 그 마음 속 아픔이 치유되는 새로운 상호관계를 경험하지 못하면, 다시 신천지의 가식적인 인간관계 속으로 돌아가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힘들다고 생각했던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었는지, 그들의 말을 쉽게 외면해 버리지는 않았었는지, 그들에게 습관적으로 짜증이나 화를 내지는 않았었는지, 이런 지난날의 관계들을 버리고 애정어린 마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상호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둘째,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은 고도의 사이비 세뇌기법을 통해 세뇌당한 상태이므로,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세뇌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만이 진리라는 식의 논리적 모순에 빠져버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세뇌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경험이 많은 상담소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상담소를 통하더라도 짧은 시간에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일주일이 걸릴 수도, 한달이 걸릴 수도,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일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상담소 분들을 믿고, 인내심을 가지고 상담과정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병행되어야 신천지에 빠진 사람을 구출해 낼 수 있습니다. 애정어린 마음으로 관심을 쏟고, 마음 속 아픔의 원인을 찾은 다음, 상담소로 이끌어 스스로 세뇌된 상태를 인지하게 만들고, 마음이 치유될 수 있는 새로운 상호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그들을 신천지로 부터 벗어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어느 한쪽에만 촛점을 맞추면, 실패하거나 재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신천지에 빠진 사람을 단번에 구출해 낼 수 있다고, 자신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주면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고 접근하는 부류가 있다면 경계하십시오. 그들은 상당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며,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납치와 유사한 방법으로 외딴 곳에 데려가 가둬놓고, 집중적인 교리 반증을 하는 것이 그들의 방법입니다. 사랑한다면... 분별력과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결국,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 그들을 신천지로 부터 구출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내하고 희망하면, 그 사랑이 생명을 회복시킵니다.
 

오직 사랑만이... 
신천지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는 방법입니다.


아래는 강아지를 사랑으로 구출하고 돌봐 주었던 마을 분들의 모습과 그 후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입니다.

[링크= 유튜브 > KBS 한국방송 > 개는 훌륭하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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