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퇴치] 신천지와 헤어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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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퇴치] 신천지와 헤어지는 중입니다.
  • 한석영 컬럼리스트
  • 승인 2020.04.2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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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센터에 다니다 탈퇴하신 분들이나, 유월하고 2~3년 정도 생활하다가 탈퇴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뒤틀린 성경관과,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신천지식 교리에 관한 것 같습니다. 상담소를 거치고, 후속교육을 받으신 분들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요.

센터에서 달달 외운 신천지식 성경풀이가, 탈퇴하고 난 후에도 도무지 빠지지 않는 건 왜 일까요? 
이제는 거짓인 줄 뻔히 아는 데도 자꾸만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는 뭘까요?

신천지식 성경풀이에 너무 쉽게 익숙해져 버린 탓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구구단 처럼, 수학공식처럼, 머리에 콱 박혀버린 것일 지 모르죠. 마음 한 켠에는 그것을 아주 벗어던지기가, 조금 아쉬운 면이 남아 있는 건 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련 찌꺼기 같은 게 남아 있을 수도...

예전 추억이 하나 떠오르는 군요. 1980년대 초반 어린이들 사이에 한참 유행하던 놀이기구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카이콩콩'
 

추억의 장난감 스카이 콩콩 (사진= bobaedream.co.kr)
추억의 장난감 스카이콩콩 (사진= bobaedream.co.kr)

당시엔 정말 스카이콩콩 광풍이었습니다. 전국에 스카이콩콩이 없는 아이가 거의 없을 정도라는 얘기가 돌았었죠.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스카이콩콩 시합을 벌리곤 했었습니다. 누가 발이 땅에 닿지 않고 오래 타는 지는 물론이고, 계단 오르내리기, 한 손으로 타기, 손 안대고 타기, 점프하여 공중 돌기 등등, 다양한 신기술을 섭렵한 아이들은 동네 스타가 되곤 했었죠.

급기야 학교 등하교 때도 스카이콩콩을 타고 다니는 아이들까지 생겨났습니다. 동네 자전거포에서 스카이콩콩의 스프링을 개조하여 점프력을 증강해 주기도 했구요. 강화된 스카이콩콩을 바탕으로 익스트림 스포츠로 진화하려는 사람들도 나타났죠.
 

강화 스카이콩콩 (사진= SBS뉴스)
강화 스카이콩콩 (사진= SBS뉴스)

하지만,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불명확한 골목길에서 번번히 사고가 나기도 하였습니다. 스카이콩콩으로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낙상하여, 목발을 하고 등교하는 아이들도 늘어났구요, 일부 학교에서는 교내 스카이콩콩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하였습니다. 스카이콩콩으로 묘기 연습하다가 평생 후회할 일을 만들어 장래를 망치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스카이콩콩 사고 (사진= gfycat.com)
스카이콩콩 사고 (사진= gfycat.com)

어린이들의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어른들의 걱정이 늘어만 갔습니다. 스카이콩콩이 대단히 위험한 장난감이라는 걸 알게 된 거죠. 결국, 언론에서도 사회적인 경고음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스카이콩콩 관련 기사 (사진= dogdrip.net)
스카이콩콩 관련 기사 (사진= dogdrip.net)

어른들의 우려와 제재가 점차 강해지면서, 스카이콩콩은 점차 그 모습을 자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모들과 세상 어른들의 걱정에 아이들은 눈물과 서러움으로 스카이콩콩을 잊어야 했죠.

그렇게 1980년대를 지나며 잊혀져 간 스카이콩콩~
그 스카이콩콩의 추억이 얼마나 오래 갔을까요?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다들 아시는 얘기죠. 삽으로 하는 삽자루 스카이콩콩~!
 

삽콩콩 (사진= MBC 진짜사나이 캡춰)
삽콩콩 (사진= MBC 진짜사나이)

군대에서 삽만 있으면 너도나도 스카이콩콩을 해보곤 했죠. 삽으로 스카이콩콩을 타다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뺑뺑이를 감수해야 했어요. 그래도 상관들 몰래 삽자루 스카이콩콩은 계속되었습니다. 그저 어린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즐거운 한 때를 소환하는 거죠.

하지만 스카이콩콩이 다시 유행을 타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군바리들의 심심풀이 땅콩 정도라고나 할까요?
이제는 스카이콩콩의 위험성을 잘 알기에... 
어린시절 추억의 한 조각에 불과하기에...

만약, 현재 초등학생 자녀들이 스카이콩콩을 사달라고 조르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신천지 센터에서 배운 사이비 성경풀이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잎사귀들의 바람잡이와 센터의 분위기에 취해서, 손바닥을 연실 무릎에 내리치며, 코 평수 넓혀가며, 얼떨떨한 상태로 받아들인 사이비 성경풀이가, 짧은 기간에 쉽게 빠져나가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거짓임을 너무나 잘 압니다. 그 위험성도 이미 알아버렸습니다. 힘들고, 괴로운 과정이 지나야 비로소 알 수 있게 되는 어른스러운 생각들처럼, 철부지 같은 한 때의 기억이 괴롭겠지만 스스로 감내할 수 밖에는 없는 거겠죠.

지금은 그냥 신천지와 헤어지는 중 아니겠어요?


머리 위를 짓누르는 돌덩어리 같은 사이비 교리들을 억지로 떨쳐내려 고뇌하지 마세요. 이리저리 만지작 만지작 하다보면, 어느 세월엔가는 조그만 조약돌처럼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가 될 겁니다.

주머니 속에 만져지는 그 조약돌을 아예 버리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 때의 실수를 늘~ 기억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가 될 테니까요. 언젠가는 그 조약돌이 다윗의 돌팔매 같은 역할을 해 줄 지도 모르죠. 사이비 같은 세상살이의 굴곡들을 이겨내는 나만의 필살무기가 될 지도...

먼 훗날~ 백발이 성성할 때, 동네 양로원에 모인 노친네들에게 이런 농담을 시전할 수도 있겠죠.

"육체영생이라고 들어나 봤나? 내가 천국 제사장이 될 뻔했던 사람이야~" (ㅋㅋ)

이은미씨의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들으며 마칠까 합니다. 가사를 보시면서, 그곳에서의 생활을 돌아보며, 감상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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