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골든타임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천지는 신도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부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이만희는 SNS를 통해 끊임없이 신도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신도들도 이 사태를 ‘고난의 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인내하면서 사태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헌금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동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하기도 합니다.
약 3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신천지 피해자 커뮤니티인 신대연(신천지대책연합)에서는 아직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이탈로 인한 급격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로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실정입니다.
또 육체영생을 믿는 신천지 교리의 특성상, 이만희가 죽기까지는 신도들의 왜곡된 신앙 또한 쉽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신천지의 붕괴를 대비하여 신도들을 다시 한국교회로 포용하기 위한 골든타임은 이만희의 사후까지 2~3년간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기간동안 한국교회가 준비하도록 이만희의 생명을 연장하고 계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국교회의 현실은 상품 없는 가게
신도들을 다시 바른 신앙인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교회 안에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필자는 그동안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교회가 시급히 준비해야 할 것으로 ‘교회 안에 이단사역부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 역사상 명멸했던 수많은 사이비이단들이 있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입니다. 사이비종교들이 붕괴되거나 균열의 조짐이 발생했을 때, 한국교회는 미혹에 빠진 신도들을 구출하여 바른 신앙인으로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거의 시도하지 않았으며, 다른 이단으로 가거나 신앙을 포기하는 것을 사실상 방치해왔습니다. 부끄러운 역사이며, 교회의 가장 큰 사명인 영혼구원 사역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방증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신천지의 붕괴를 대비하여 지금부터 주어진 골든타임에 잘 준비하여 시스템을 갖추면 신천지뿐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다른 이단들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 않고 또다시 기회를 놓친다면, 한국교회는 마치 상품없는 가게처럼, 신천지가 무너지고 수많은 신도들이 쏟아져 나올 때도 아무런 역할도 감당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불쌍한 영혼들을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교회 안의 작은 이단상담소,
이단사역부의 운영 가이드
필자가 15년간 경험한 ‘이단상담소를 운영하는 교회’는 개척교회급 작은 교회였습니다. 교회에 잘 다니던 성도가 신천지에 빠져서 담임목사가 상담사역을 시작하거나, 신천지에 빠졌다가 회심 후 신학을 마친 목회자가 개척한 경우였습니다.
두 교회의 공통점은 '작은 교회일지라도 얼마든지 신천지 신도들을 상담을 통해 회복시켜 바른 신앙인으로 인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영혼에 대한 긍휼과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동안 목회와 상담사역을 병행하는 교회(=한국기독교 이단상담소협회 소속)가 하나같이 소규모임에도 수많은 신도들을 회심시켜 바른 신앙인으로 변화시켰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점은, 이런 교회가 전국적으로 10여 개뿐이고 그나마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5~6개소뿐이다 보니 신천지 신도들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대구에 사는 신도가 구리나 대전상담소에서 상담받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전국에 있는 수많은 교회에 ‘교회 안의 작은 이단상담소’가 세워지면 이런 문제들이 자연적으로 해결되고, 교회 규모에 관계없이 어느 교회나 있는 새가족부과 같은 기관으로 운영하면서 결코 어렵지않게 이단에 빠진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역을 시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다만 그 사역을 위해 한국교회 차원의 몇 가지 준비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1. 상담사역자의 발굴 및 양성
가장 중요한 것은, 이단사역부를 운영할 젊은 상담사역자를 발굴하여 양성하는 일입니다. 지금까지는 몇몇 개척교회급 이단상담소에서 열악한 상황 가운데 독자적으로 사역해왔으나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소규모 교회뿐 아니라, 중대형 교회에서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긍휼과 열정을 가진 젊은 사역자들을 양성하여 그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교회 이단사역界의 현실은 장수(將帥)만 많고 실무를 담당할 젊은 사역자가 없는 실정이므로 장기적인 이단대처를 위해서도 세대교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교회 안의 이단사역부가 필요한 것입니다. 경험상 1명의 신천지인을 바른 신앙인으로 인도하기 위해 5~10명의 기성교회 성도들이 요구되므로 각 교회의 규모와 형편에 맞게 사역 담당자과 동역자를 확보하여 운영하면 될 것이며, 자세한 매뉴얼은 신대연에서 준비되는대로 한국교회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2. 온라인 교육시스템
상담사역자를 발굴 후, 교육하는 것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가능합니다. 그동안 일부 상담소에서 정기적으로 대상자를 모집하여 현장교육을 실시하였으나 교육의 연속성이 떨어져 상담자의 양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CBS 등 기독언론에서 시대에 맞게 인터넷 강의 형식의 온라인교육 콘텐츠를 제작하여 전국교회에 배포하여 활용한다면 지속적인 교육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한 기독언론들의 관심을 촉구합니다.
일례로, 신대연은 인천 필그림교회와 연합으로 누구나 따라할 수 있도록 콘티(상담 대본)와 Youtube로 제작하여 공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능력있는 목회자들이 많이 참여하여 더욱 풍성한 상담자료가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첨부 파일 참조)
<위 콘티를 바탕으로 제작한 유튜브 영상 사례>
3. 정보와 자료의 공유
두 번째 중요한 사항은 ”자료와 정보의 공유 확대“입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이단예방 및 대처의 실패는 이러한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을 정도로 일부 상담소만의 전유물로 운영되었으며 서로간의 교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폐쇄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이비이단들은 몇몇 상담교회를 타킷으로 공격하여 무력화시키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았고, 그 결과 그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여 신천지의 경우 불과 수년 만에 엄청난 신도 수의 증가를 막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모든 정보가 온라인으로 공유가 가능한 만큼, 시대에 맞추어 공유를 확대하고 교류해야 합니다. 현재 신대연이 보유하고 있는 신천지 관련 자료는 차고도 넘치며, 몇몇 사역자만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나 방대하여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이처럼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방대한 이단자료를 한국교회 전체가 공유하여 교회마다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체제를 구축한다면 장차 어떤 사이비이단이 등장하더라도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단사역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4. 청년부 특별 프로그램 마련
알려진 것처럼 신천지에 빠진 신도들의 대부분은 2~30대 청년들입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청년시절에 사이비종교에 빠지면 나오더라도 바른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물론, 사회에 적응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자괴감과 트라우마로 학업이나 직장을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이고, 사회생활 부적응, 심지어 우울증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 등 신천지 붕괴 시 수많은 청년들의 방황과 혼란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시절부터 사이비종교에 빠졌다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했던 어떤 피해자의 방송영상이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치유하고 회복시키며, 바른 신앙인으로 인도하는 일은 오직 한국교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이비종교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도 한국교회만이 할 수 있습니다. 잠시 잘못된 길에 빠졌던 청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교회는 청년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다양한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바른길로 인도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교회 안의 작은 이단상담소, 이단사역부”는 더욱 필요한 것입니다.
맺으면서..
물건을 사러 가게에 들어갔는데, 찾고자 하는 상품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한국교회의 현실이 이와 같습니다. 이만희가 죽은 후,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방황과 번민 끝에 교회의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신앙을 포기하거나 또 다른 이단에 빠지게 된다면 얼마나 기가 막히고, 또 하나님께서는 이런 한국교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우리 모두가 깊이 고민하고 기도해야 할,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숙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처럼 몇몇 상담소 교회에만 맡긴 채 사실상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한마음이 되어 주어진 골든타임(이만희 사후까지 2~3년간)을 놓치지 않고 잘 준비하길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언제 어디서나 미혹되었던 그들이 찾아왔을 때, 돌아온 탕자를 따뜻하게 품어준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들을 귱휼히 여기는 한국교회가 많아지길 소망합니다.
신천지로 인한 코로나19 사태가 한바탕 휩쓸고 간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답답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다른 우리에 있는 양들도 긍휼히 여기시고 인도하고자 애쓰셨던 예수님의 마음을 다시 한번 묵상하게 되는 즈음입니다.
14 나는 선한 목자라 나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15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
16 또 이 우리에 들지 아니한 다른 양들이 내게 있어 내가 인도하여야 할 터이니 그들도 내 음성을 듣고 한 무리가 되어 한 목자에게 있으리라 (요한복음 10:14~16)
14 'I am the good shepherd; I know my sheep and my sheep know me-
15 just as the Father knows me and I know the Father-and I lay down my life for the sheep.
16 I have other sheep that are not of this sheep pen. I must bring them also. They too will listen to my voice, and there shall be one flock and one shepherd. (N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