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보이스V]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회장이 남긴 황금빛 건물"..27년 만에 무너지는 '흉물 병원'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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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이스V]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회장이 남긴 황금빛 건물"..27년 만에 무너지는 '흉물 병원'의 정체
  • 김원식 리포터
  • 승인 2020.01.30 2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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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사뉴스영상은 SBS뉴스 보이스V에서 제작, 배포한 시사보도영상입니다.

[SBS 보이스V]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회장이 남긴 황금빛 건물"..27년 만에 무너지는 '흉물 병원'의 정체
 


영상 출처 : SBS 보이스V https://youtu.be/Lerr7muSAEM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641번지. 이곳에는 색이 바랜 황금색 병원이 27년째 문을 열지 못한 채 서 있습니다. 짓지도 허물지도 못하고 세월을 흘려보낸 건물의 이름은 우정병원. '흉물'로 유명한 이 건물의 주인은 바로 세월호 실소유주로 잘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입니다.

■ "우정병원을 아시나요?" 유병언 회장의 꿈이 영글던 황금빛 병원

우정병원은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91년 유병언 회장이 750억 원을 들여 지하 5층, 지상 12층 규모로 지으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6년 뒤 공사는 난관에 직면합니다. 외환위기가 찾아온 1997년 주식회사 세모가 부도가 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된 겁니다. 500 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이 될 건물은 외관만 멀쩡한 상태로 텅 빈 폐건물이 됐고 발길 뜸한 위치에서 해마다 색이 바래면서 도심의 흉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정병원은 유병언 회장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1972년 목사 안수를 받고 신도들의 출자와 헌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오던 유병언 회장은 1976년 삼우트레이딩이라는 회사를 인수합니다.

훗날 세모그룹의 전신이 되는 삼우트레이딩은 건강식품을 비롯한 온갖 분야로 확장하며 유병언 회장의 '세모 왕국'을 만들어냈습니다. 1986년에는 한강 유람선 운영권을 따냈고 전두환이 부천 공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그러나 5년 뒤인 1991년 잘 나가던 세모그룹은 직격탄을 맞습니다.

32명이 집단 자살한 이른바 '오대양 사건' 연루 의혹으로 유병언 회장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고 유 회장은 결국 사기 혐의로 구속됩니다. 세모그룹은 IMF 외환위기 때 결국 부도가 나고 그 여파로 우정병원마저 공사가 중단되면서 유병언 회장의 의료계 진출 꿈은 그렇게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만약 외환위기가 없었다면 세모, 아해, 청해진 해운과 비슷한 이름의 병원이 생겨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 결코 쓰러지지 않던 유병언 일가..청해진 해운의 탄생과 세월호 참사

한 차례 부도를 겪은 유병언 회장의 세모그룹은 2007년 다시 뭉칩니다. 유병언 회장의 두 아들 유대균 씨와 유혁기 씨가 대주주로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중심이었습니다.

핵심 계열사는 천해지. 우리에게 익숙한 청해진해운의 대주주인 바로 그 천해지입니다.

재정비를 마친 세모그룹은 빠른 속도로 그룹 경영에 나섭니다. 스쿠알렌으로 대표되는 건강식품, 다판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인터넷쇼핑몰, 청해진해운으로 유명한 선박업 등 유병언 일가가 국내외 법인 40여개를 지닌 거대 그룹의 주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7년 뒤인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 청해진해운 소유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앞바다에서 침몰했습니다. 국민적인 분노와 슬픔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어느 새부터인가 유병언 일가에게로 향했습니다.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일체 응하지 않던 유병언 회장은 몸을 숨겼습니다. 40여개 기동중대 5천여 명을 구원파 본산으로 알려진 안성 금수원에 투입했지만 그를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현상금은 무려 5억 원까지 치솟았고 투입된 경찰은 연간 145만 명이었습니다.

그리고 6월 12일 유병언 회장은 수사기관의 눈을 벗어난 전남 순천의 한 매실 밭에서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딸 유섬나 씨는 파리 공항에서 체포돼 강제 소환됐고 아들 유대균 씨는 지명수배 73일 만에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두 손을 들고 투항했습니다.

유병언 일가에게 세월호 침몰 사고의 책임을 물어 단죄할 수 있을 것만 같던 시기였습니다.

■ 단죄할 수 있을 것만 같던 4년..거듭되는 정부의 소송 그리고 패소

그로부터 3년 뒤인 지난해 10월 31일 법원은 정부가 아닌 유대균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1,870억 원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유대균 씨는 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아버지인 유병언 회장과 달리 유대균 씨가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아 책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유대균 씨는 다른 혐의로 2년 동안 복역하고 출소한 지난 2015년 국고로 환수된 35억 원의 재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에서 오히려 이겼습니다.

정부는 유병언 회장의 차명재산으로 번 46억여 원의 부당 이득금을 내놓으라며 구원파 관계자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최근 패소했습니다. 소송 대상이 된 부동산이 유병언 회장의 차명재산이라는 점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19일 법원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희생자 가족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참사 이후 4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나온 배상 판결입니다.

국가와 청해진해운의 책임을 법적으로 따지겠다며 2년 넘게 법정에서 싸운 결과였습니다.

■ 왜 그토록 유병언 일가에게 분노했을까..사라진 유 회장이 남긴 것들

유병언 회장의 의료계 진출 욕망을 상징했던 우정병원은 올해 안에 철거됩니다. 27년 만에 흉물이 사라질 땅에는 아파트 170채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유병언 회장의 흔적은 이렇듯 세상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러나 그의 죽음에 여전히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건 4년 전 우리가 그렇게나 분노했던 이유와 그 분노가 한 사람에게 쏠렸던 까닭 그리고 분노가 마땅히 향할 곳을 향했는지에 대해 차분히 되돌아봐야 하는 것이지 않을까요.

한 사람의 죽음이 덮어버린 304명 죽음의 진실. 드러나지 않고 썩고 있었던 건 분명 그의 시신만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 SBS 뉴스의 오디오 특화 콘텐츠 '보이스'가 '보이스 V'라는 이름의 비디오 콘텐츠로 새롭게 단장해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당신이 원하는 뉴스, 당신을 위한 비디오 콘텐츠. SBS 보이스 V.

(SBS 보이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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