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교] 이단에 길들여진 2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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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종교] 이단에 길들여진 2세들
  • 김유신 리포터
  • 승인 2019.11.2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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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에 속한 2세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이단 교회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했다. 그곳이 전부였고, 그곳이 진리인 줄 알고 살아가고 있다. 점차 자신의 교회에 대한 실체를 알게 되더라도 이탈에 대한 두려움이나 가족, 신도들 간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탈퇴가 어렵기만 하다. 어린 시절부터 각인된 이단 교리, 이단 교회를 벗어나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도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2세들이 익숙하지만 낡은 옷을 벗고, 어색하지만 새 옷을 입는 용기가 필요하다.​

본 기사는 기독교 언론 월간 '현대종교'에 보도된 기사를 스크랩한 것입니다.

이단에 길들여진 2세들

태어나 보니 이단, 생활해 보니 이단

 

이단이 국내에 발흥하기 시작한 지 제법 시간이 흘렀다. 이단 단체에 어린 시절부터 출석해온 신도들이 늘고 있다. 바로 2세들이다. 이들은 각 이단 단체에서 어려운 삶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단들도 2세의 정착과 관리를 위한 전략에 신경 쓰고 있다.

태어나 보니 이단, 하지만 그 삶은

정통교단에도 모태신앙이 있는 것처럼 이단들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태어나보니 선택의 여지 없이 이단에 속한 신도가 되었다. 모태신앙이 아니더라도 부모님이 이단 신도가 되면서 어린 시절을 자연스럽게 이단 교회에서 보내는 2세들이 있다. 외부에서 이단이라고 손가락질 하더라도, 2세들에게는 그곳에서 믿는 대상, 가르치는 교리, 예배와 행사, 헌금과 문화 등 그 이단 교회가 자연스럽다.
  

 

​​▲만민중앙교회 2세들이 다니는 만민선교원 (출처: 만민선교원 홈페이지)​​
​​▲만민중앙교회 2세들이 다니는 만민선교원 (출처: 만민선교원 홈페이지)​​


만민중앙교회를 경험한 A씨는 “눈 떠보니 만민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만민선교원을 다녔다”며 “매일 이재록 기도가 녹음된 것을 틀어줬다”고 밝혔다. 이재록은 태어나면서부터 익숙한 인물이다. 집에는 이재록 사진이 액자에 걸려 있고, 핸드폰 배경화면, 열쇠고리, 예배상 등에 이재록 얼굴이 있다. 전원을 연결하면 이재록 사진이 뜨는 거울도 있다. 각종 이재록 굿즈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특별한 날이면 당회장(이재록) 사택 지하에 가서 인사를 했다. “가서 말씀을 듣고, 기도 받고 악수하고 예물을 드린다”며 “축복을 받기 위해 물질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정, 고난주간, 부활주일, 어버이날, 스승의날, 여름수련회, 추석, 추수감사주일, 크리스마스, 송구영신예배 등 때마다 예물을 드린다”고 밝혔다.

A씨는 교회에서 시키는 것 그대로 했던 청년들에게 이제는 희망이 없다고 토로했다. “교회에서 신학, 방송, 경호, 예능선교회로 가는 분위기를 만들고 모두 해결해 줄 것처럼 이야기했다”며 “교회 하나 믿고 왔는데 지금은 청년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호소했다. 덧붙여 “거의 매일 교회에서 연습하고 저녁 9~11시 기도회를 참석해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며 “내 인생이 교회였고, 학교에 있어도 교회를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JMS 탈퇴자 B씨는 삶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어머니께서 많이 힘들어하셨다. 십일조, 교회 헌금만 해도 벅찬데 월명동 개발헌금, 가정국회비, 교회관리회비 등 자꾸 여러 가지 명목이 생겨 돈을 걷었다”며 “내지 않으면 잘못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전했다. JMS 신도들은 대부분 못사는 사람들이라며 “빚을 지면서 헌금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았고, 2세 아이들과 대화해보면 대부분이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주 신격화는 기본, 어렸을 때 배운 교리는 계속 영향

각 이단단체에서 설립자는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준 신격화되어 있었다. 만민중앙교회 출신 A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부모님께서 이재록 저서를 읽도록 했다”며 “학교에 독후감도 이재록 저서로 써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교회에서도 이재록 저서 읽는 행사를 정말 많이 한다. 같은 책을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른다”며 “이재록 저서를 성경과 비슷하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JMS 2세를 경험한 탈퇴자 B씨는 “정명석은 이 시대 메시아라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교리도 초등학교 때부터 빈번하게 교육을 진행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신천지 2세의 모습도 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천지 미취학 아이들이 한복을 귀엽게 차려입고 노래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아이들은 “걱정 말아요 제사장이 코 앞인데 오늘도 추수하러 나가요”, “아버지 감사합니다. 첫째 부활 소망 주시니 한마음 되어 달려가겠습니다”라는 가사로 노래했다. 어렸을 때부터 이단단체의 가르침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신천지를 경험한 C씨는 중고생도 성인반과 비슷하게 교육받는다고 밝혔다. 성인과 동일하게 월, 화, 목, 금요일 센터를 수강했다고 전했다. “학교 마치고 친구들과 놀고 싶어도 센터를 수강하면 원하는 것을 할 수 없다”며 “학교 일정과 센터 시간이 겹치는 경우는 학교를 포기하고 센터를 가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센터를 마친 후에도 엄마를 통해 압박을 줘서 더 많은 시간을 신천지에 투자해야 했다고 밝혔다.

▲하나님의교회 자녀들이 다니는 샛별선교원 (출처: 하나님의교회 홈페이지)
▲하나님의교회 자녀들이 다니는 샛별선교원 (출처: 하나님의교회 홈페이지)


하나님의교회의 경우, 샛별선교원이라는 하나님의교회 부설 유치원이 있다. 아이들이 부르는 찬양 가사를 보면, “십자가 세우지 마세요 일요일도 거짓말예요”, “우리는 이 세상 교회 없는 어머니도 있죠”, “우리의 구원자 안상홍님도 계신답니다”, “안상홍님 믿어야 하늘나라에 가죠”라는 등 유월절, 안식일, 안상홍 하나님 등 기본적인 교리 내용이 담긴 노래를 부르도록 한다.

하나님의교회 탈퇴자 D씨는 “공부보다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게 된다. 중고생들은 모여서 말씀을 배우고, 전도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주위 사람들 앞에서도 발표하고 사인을 받아오라고 했다”며 하나님의교회 교리 교육을 철저하게 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E씨는 초등학생 딸에게 하나님의교회 친구가 접근했던 경험을 토로했다. “딸의 가장 친한 친구가 알고 보니 하나님의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딸에게 와서 어머니 하나님을 믿지 않고, 교회에 십자가가 있고,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고, 유월절을 지키지 않으니 딸이 다니는 교회가 이단이라고 했다”며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놀라웠고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통일교의 한 탈퇴자는 2세들이 부모를 통해 통일교 의식을 자연스럽게 접한다고 전했다. “집에서 가정예배를 드리고, 아침마다 문선명, 한학자 사진을 놓고 예복을 입고 절을 한다”며 문선명이 하나님이라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고 밝혔다.

지나친 이성에 대한 단절

만민중앙교회를 경험한 A씨는 이성에 대한 경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남녀가 단둘이 SNS 자체를 못하도록 했다며, 단톡방도 남녀가 섞여서 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 “회장, 부회장 등 임원들이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데, 연락을 하기 위해서 카톡, 문자, 통화도 못한다”며 “엄마를 통해 연락을 해서 아주 불편했다”고 전했다. 이성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음욕이고 간음이라며, 이성 교제는 금하고, 결혼도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JMS 탈퇴자 B씨도 이성에 대해 극히 폐쇄적인 경험을 호소했다. “이성을 서로 벌레 보듯 하기도 하고 거의 단절 수준이다”라며 “이렇게까지 취급을 받으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너무 짜증이 났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통일교 탈퇴자도 이성 교제를 금하고, 이성 간에 손을 잡는 것조차 못하게 한다고 전했다.

탈퇴가 어려운 2세들

2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탈퇴에 어려움을 겪는다. 탈퇴에 대한 공포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단들은 자신의 단체만이 진짜이고 천국에 가는 길이라고 가르치기 때문에 교회를 떠나면 지옥에 간다는 두려움이 강하다.

JMS 탈퇴자 B씨는 “다른 종교뿐 아니라 다른 교회도 JMS가 아니면 전부 가짜이고 JMS만 진짜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가르친다”며 “JMS가 아니면 나머지는 전부 끔찍한 지옥에 간다고 설명하여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탈퇴하고 싶어도 지옥이라는 존재가 많이 무서워서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하나님의교회에서 어린 시절을 경험한 D씨도 비슷했다. “무서움을 느껴서 출석하는 경우가 많다”며 “마지막 날에 구원을 받지 못하고 지옥에서 고통을 받는다”고 배웠다.

끈끈한 관계도 탈퇴를 힘들게 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오랜 시간 희노애락을 함께했던 신도들이다. 특히 가족이 함께 다니는 교회의 경우, 성인이 되기 전 부모의 도움이 필요할 시기에 탈퇴하는 것은 더 어렵다. 성인이 되더라도 가족은 물론 어린 시절 동고동락했던 친구나 선후배와의 관계를 쉽게 끊기는 어렵다. 이미 마음이 떠났어도 그곳을 계속 다니는 2세들이 적지 않다.

 

▲문선명을 신격화하는 통일교 동화책
▲문선명을 신격화하는 통일교 동화책


한편, 통일교는 다른 이단에 비해 탈락률이 높은 편인데, 탈퇴자는 그 이유에 대해 “개인의 삶이 없는 부모처럼 살기가 싫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라며 “통일교에서 시키는 것은 무조건 해야 하는 모습에 거부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단들의 2세 지키기

2세들이 자라면서 이단들이 청소년을 위한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단에 대한 분별이 약한 어린 시절에는 교회와 부모에게 배운 것을 그대로 하기가 쉽다. 하지만 청소년이 되면서 세상의 많은 것을 경험하고, 자신의 단체가 손가락질 받는 것을 알게 된다. 이단들은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의교회의 경우, 일반 교회와 같은 동계, 하계 캠프는 물론 명사 초청 인성교육, 청소년을 위한 오케스트라연주회 등 청소년에 맞춘 여러 행사를 기획하고, 청소년 월간지 「소울(소망의 울타리)」을 발간하고 있다.

기쁜소식선교회도 유관기관인 국제청소년연합(IYF), 「Tomorrow」, 굿뉴스코해외봉사단 등이 2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단들의 각종 대안학교, 신학교 등이 단체를 유지하는 초석이 되고 있다.

이단에 속한 2세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이단 교회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했다. 그곳이 전부였고, 그곳이 진리인 줄 알고 살아가고 있다. 점차 자신의 교회에 대한 실체를 알게 되더라도 이탈에 대한 두려움이나 가족, 신도들 간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탈퇴가 어렵기만 하다. 어린 시절부터 각인된 이단 교리, 이단 교회를 벗어나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도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2세들이 익숙하지만 낡은 옷을 벗고, 어색하지만 새 옷을 입는 용기가 필요하다.​
 

김정수 기자 rlawjdtn@hanmail.net

http://www.hdjongkyo.co.kr/news/view.html?section=22&category=1004&item=&no=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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