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교] 외롭게 싸우는 신천지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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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종교] 외롭게 싸우는 신천지 피해자들
  • 김유신 리포터
  • 승인 2019.10.12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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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강제 상태에서 세뇌를 당해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정상적인 삶을 살게 하기 위해 외롭지만 끝까지 싸우는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본 기사는 기독교 언론 월간 '현대종교'에 보도된 기사를 스크랩한 것입니다.

외롭게 싸우는 신천지 피해자들

 

▲ 신천지 신도로 추정되는 이가 정씨에게 인분을 투척하는 모습

힘들다. 외롭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싸움을 계속해야하나 고민한다. 그래도 싸운다. 모두가 ‘나 하나쯤이야’ 할 때 ‘나 하나만이라도’를 되뇐다. 신천지 피해자 유일한씨와 정규창씨는 오늘도 신천지와 전쟁 중이다.

광주 베드로지파 탈퇴자 유씨

신천지에서 약 20년간 활동했던 유일한씨는 탈퇴 후 줄곧 자신이 속했던 베드로지파의 지파장 지재섭씨의 비리를 추적하고 폭로해 왔다. 지재섭씨는 열두지파장 중 가장 유력한 인물로 베드로지파 신도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아왔다. 유씨는 지씨의 가면을 벗겨 신천지의 실체를 드러내고자 애쓰고 있다.

유씨의 대처는 지재섭씨의 비리를 폭로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유씨는 지난 2011년 6월, “시온의 G 목회자의 배임과 횡령으로 모은 비자금과 부동산을 교회로 환원하기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전단을「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에 삽입해 약 2만 부를 배포했다. 전단 배포가 신천지와 법적 다툼의 출발점이 됐다.

지씨는 유씨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명목으로 고소했다. 유씨는 벌금 300만 원에 처했지만 불복해 재판은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2013년 9월, 대법원은 유씨에게 무죄선고를 내렸다. 이외에도 지씨는 대리인을 세워 유씨를 두 차례 더 고소했다. 결과는 무혐의. 하지만 유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을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신천지 신도들이 유씨를 감금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신도들은 공동감금 혐의로 벌금 300만 원에 처했지만 불복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신천지 대처를 하기로 한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순 없었다. 유씨는 소송으로 자신을 괴롭혀온 지씨와 신천지 신도 세 명을 무고, 명예훼손, 모해위증으로 고소했다. 현재 지씨의 모해위증에 대해 일부 기소되었고 신천지 신도 한 명의 위증에 대해 일부 기소되었다. 유씨는 모해위증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뿐 벌금형이 없는 중한 범죄임을 강조하며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씨는 현재까지 지재섭씨를 상대로 벌금과 과태료를 합해 5억 이상의 손해를 끼쳤다며 앞으로 지씨를 배임, 횡령, 건축비리 혐의로 고소하고 신천지 센터를 학원법과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씨는 많은 소송을 혼자 감당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변호사를 선임했지만 혼자 감당하기 힘든 수임료다. 유씨는 법적 대처와 더불어 신천지를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며 교회의 관심과 후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영 신통치 않다.

현재 베드로지파 신도 수는 전국 12지파 중 가장 많고 최근에는 무(無)신앙자들에게까지 접근하며 세를 넓히기 위해 안달이다. 유씨와 함께 싸워줄 이가 꼭 필요해 보인다.

아내를 위해 싸움을 시작한 정씨

사랑하는 아내가 신천지에 빠져 신천지를 대처하게 된 정규창씨. 아내를 되찾기 위해 시작한 일인시위가 치열한 싸움으로 번지게 될지 그땐 미처 몰랐다. 정씨는 2014년 한 해만 명예훼손, 모욕, 폭행 등 20건 가까이 되는 소송을 신천지와 주고받았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현재진행형이다. 정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천지는 소송을 넘어서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정씨를 괴롭혔다. 특히 정씨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감시하는 범죄행위는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신천지 신도들이 정씨의 부모님 집 앞에까지 찾아와 허가되지 않은 불법시위를 해 벌금형에 처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정씨는 일인시위 도중 신천지인으로 추정되는 이들로부터 두 차례의 인분 테러와 한 차례의 악취가 심한 액체 테러를 당했다.

정씨는 지난 2년간 이 모든 싸움을 홀로 감당했다. 한 신대연 관계자는 “정씨의 사연을 뒤늦게 알게 되어 그간 신천지와 싸워온 내용을 살펴보았다.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정씨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정씨는 이렇게 말한다.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소중한 아이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정을 위해서 아내가 (신천지에서) 돌아오도록 해야 했습니다. 힘들고 서글프고 억울하고 지쳐도 시위를 했습니다. 신천지의 피해를 경험했던 한 사람으로서 그들이 얼마나 사악하고, 그들이 얼마나 잘못된 집단인지를 알려야 하는것은 또 다른 피해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피해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허황된 교리로 혹세무민하는 사회악의 원천인 신천지를 알리는 것이 소중한 가정을 지키는 동시에 사회를 보호하는 공익적 목적에도 포함됩니다.”

유일한씨는 신천지를 탈퇴했다. 정규창씨는 아내가 돌아왔다. 굳이 신천지와 싸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신천지를 직접 경험한 ‘피해자’로서 침묵하는 건 ‘양심’이 용납하지 않는다. 오늘도 또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싸운다. 정말 한국교회는 이들에게 무관심해도 되는 것일까.

조믿음 기자 jogog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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